우울증은 지속적인 우울감과 활동력 저하를 특징으로 하는 정신 상태를 말합니다. 우울증은 환자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대표적 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최근 5년간 연평균 7%씩 증가해 2019년 한해 약 80만 명이 우울증으로 치료받았다고 하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이상 지속되고 있어 이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 현상을 감안하면, 우울증 환자의 지속적인 증가는 예견된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은 우울한 기분 또는 흥미나 즐거움의 감소, 공허감, 무기력함, 불안과 공포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이 밖에도 몸무게 감소, 불면증, 두뇌 회전 저하, 피로, 절망, 주의 집중 저하, 죽음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일시적인 우울감이나 낙담과 같은 감정은 인간 심리에 있어 자연스러운 일이나,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심각한 수준으로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중증 우울증은 심각한 고통과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어, 가능한 한 빠르게 의사와 정신건강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우울증은 80%~90%가 약물요법과 심리치료요법을 통해 치료되어 관리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전문가와의 상담은 우울증 치료의 첫 관문이죠. 본인의 증상을 빠르게 느끼고 초기에 병원을 찾을수록 회복하기 쉽습니다. 우울증 초기 환자는 약물치료를 받지 않아도 상담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자연 호전되지 않거나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에 실시하며 각 치료 방법에 따라서 장, 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치료법을 선택하는지는 정신과 전문의 또는 정신건강 관련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흔히 의지력만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오해되지만 우울증은 뇌 질환이므로 의사의 치료가 필요하죠. 그리고 우울증 치료가 끝난 뒤에도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적절하게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의 우울증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번과 2번 중 하나는 반드시 포함되고, 다섯 가지 이상이 2주 동안 지속해서 나타나는 경우 우울증으로 진단합니다.
1. 온종일 우울한 기분이 거의 매일 이어진다. (슬픔, 공허감, 아무런 희망이 없음, 자주 눈물을 흘림 등)
2. 온종일 모든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감소한 상태가 거의 매일 지속된다.
3. 식이조절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체중 또는 식욕이 심하게 감소하거나 증가한다.
4. 거의 매일 반복되는 불면이나 과수면
5. 안절부절못하는 초조한 상태나 생각이나 행동이 평소보다 느려짐
6. 거의 매일 반복되는 피로감 또는 활력 상실
7. 무가치감 또는 지나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이 거의 매일 지속됨
8. 사고력 또는 집중력의 감퇴, 결정을 못 내리는 우유부단함이 심해져 거의 매일 지속됨
9.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특정한 계획이 없는 반복적인 자살 사고 또는 자살을 시도하거나,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세움
우울증 진단은 정신과 의사의 임상경험, 임상 면접, 심리검사 결과, 진료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되는데요. 위 증상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우울증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면 상담이라도 받아 보길 권해드립니다.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배 정도 많이 나타나는데요. 연령대로 보면 젊은 여성에게 가장 흔합니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세로토닌 수치가 높은데, 여성은 바로 이 세로토닌의 농도가 조금만 변해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월경 주기를 전후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이 뇌를 자극하여 세로토닌에 변화를 주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세로토닌은 뇌척수액에서 발견되는 신경 대사물질로, 뇌를 순환하며 신경 전달 기능을 하는데요. 세로토닌은 감정 표현과 밀접한 관련 가지고 있어 이 물질이 부족하면 감정이 불안정해서 근심 걱정이 많아지고 충동적인 성향이 나타나게 됩니다. 1970년대 과학자들은 세로토닌 결핍이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현재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에는 세로토닌이 재흡수 되는 것을 막아 뇌 속에 더 오랫동안 머물도록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세로토닌과 함께 우울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물질인 멜라토닌은 인체의 생체 시계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데요. 멜라토닌은 수면과 연관되어 있어 부족할 경우 불면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수면욕 외에도 식욕, 성욕 등 생리 기능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아직 발병 원인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병입니다. 임신 우울증, 산후 우울증, 계절 우울증, 노인성 우울증 등 사람에 따라 몹시 다양하게 나타나고, 이유가 있건 없건 본인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낄 정도로 우울하다면 홀로 감당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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