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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가는 역사

고조선의 건국 신화, 단군신화

by 유한시 2022. 7. 15.

 

고조선은 단군왕검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한국사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국가로, 지금의 한반도 북부와 중국의 랴오닝성 등에 걸쳐 존재했던 한반도 최초의 고대 국가입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 '조선(朝鮮)'이라 불렸으나 흔히 근세 이씨조선과 구별하기 위해 '고조선(古朝鮮)'으로 불립니다. 대한민국의 역사학계는 일반적으로 고조선이 청동기 문명을 기반으로 한 현 중국 랴오닝성 및 북한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강원도에 있던 고대 국가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문헌상의 기록에 따라 실존했던 국가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관련 기록이 적고 유물, 유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조선의 연대와 강역, 역사, 문화 등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는 편입니다.

단군신화는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국가가 세워진 사연을 담은 개국의 시조 신화로서 삼국유사를 비롯하여 제왕운기, 응제시주,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 여러 문헌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단군신화를 처음으로 기록하고 있는 삼국유사는 고려 충렬왕 때 일연이 저술한 것으로 그 저술 연대를 고려 충렬왕 7년 전후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신화의 내용이 전승되면서 도교나 불교의 영향으로 변모되어 본래 신화의 모습은 확실히 알기 어려우나, 곰이 여인으로 변하여 단군을 출산하였다는 수조 신화의 특징을 통해 동물을 숭배하던 고대사회에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국유사의 단군신화 줄거리

옛날 환인은 서자 환웅이 하늘 아래 인간 세상에 관심이 있음을 알고 태백산 주변을 굽어보다 그곳이 나라를 세워 다스릴만한 곳으로 여겨 천부인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다스리라고 하였다. 환웅은 무리 삼천을 거느리고 태백산 정상으로 내려와, 바람의 신, 강우의 신, 구름의 신을 데리고 곡물과 생명과 질병과 형벌과 선악 같은 인간 세상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다스렸다. 그때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같은 굴에 살면서 항상 환웅에게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빌었다. 환웅은 신령한 쑥과 마늘 20개를 주고 “너희가 이것을 먹고 햇빛을 100일간 보지 않으면 사람의 형상을 얻을 수 있다.”라고 하였다. 곰은 금기를 지킨 지 21일 만에 여인이 되었으나 호랑이는 금기를 지키지 못하여 사람의 몸을 얻는 데 실패하였다. 웅녀는 매양 신단수 아래에서 잉태하기를 빌지만, 결혼할 사람이 없어 환웅이 사람으로 변화하여 웅녀와 혼인하고 아들을 낳아 이름을 단군왕검이라 하였다. 단군은 평양성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고 하였다.

 


단군신화 내용을 통해 고조선 사회는 선민사상과 홍익인간의 이념을 바탕으로 국가를 건국하였고, 애니미즘과 토테미즘의 신앙을 가진 농경 사회인 제정일치 사회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야기 속 호랑이와 곰의 경쟁은 투쟁이 아니라 시간을 기다리며 참는 데에 있는데요. 이는 영웅성보다는 인간의 덕성을 상위 가치로 두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고, 동면을 거쳐 봄에 다시 활동하는 곰을 통해 자연의 순환과 재생력이 인간에게도 파급되기를 희구하는 의식의 표현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곰이 ‘약쑥’과 ‘마늘’을 먹으며 햇빛을 보지 않는 것이 지상의 존재가 세속을 탈피하고 신성한 존재와 만나기 위해 필요한 일로 그려지고 있는데요. 쑥과 마늘을 먹으며 100일을 버틴 곰이 용맹함을 대표하는 호랑이를 제치고 인간으로 환생했다는 것은 투쟁보다 인내를 선택한 한민족의 특성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의 일생은 끊임없이 여러 단계나 과정을 통과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데, 중요한 단계를 통과할 때는 반드시 시련과 고통이 있게 마련이라는 생각이 의식으로 채택된 것이 통과 의례입니다. 단군신화의 쑥, 마늘, 어둠 등은 이러한 통과의 과정을 통해 새 생명을 얻는다는 보편적 인식을 상징화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단군신화는 ‘곰’을 토템으로 삼았던 부족이 ‘호랑이’를 토템으로 삼았던 부족과 경쟁으로 국가 통합에서 정통성을 획득하였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요. 특히 곰에 관련한 전설과 신화, 이름들이 유난히 많았던 것을 이유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 최초의 나라로 여겨지는 고조선의 건국 신화에서, 천신인 환웅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시조 단군을 낳고 나라를 열 때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건국이념 문장에서 비롯된 것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유래입니다. 홍익인간은 대한민국의 비공식적인 표어로,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하라”라는 뜻으로 오늘날에는 대한민국의 교육 이념으로서 교육기본법 제2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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